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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주관주의 포스팅

이제와서 다시 돌아보는 명작 ‘테넷’ (뻘글주의)

2020년 개봉되었던 ‘Tenet’

개인적으론 근 몇년간 개봉되었던 sf 영화중에 상당히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한다

국내에서 개봉한지 반년이 다 넘어가는 현시점에서 굳이 왜 또 이 영화 이야기를 꺼냈냐면 그냥 할일 없이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문뜩 영화 내용에 대해서 몇가지 의문이 드는게 있었는데 한동안 직접 쓴글 하나 없이 유머똥글로 가득했던 이 블로그에 이참에 내글을 하나 업데이트 하고자 이렇게 글을 한번 써보게 되었다 ㅋㅋ

테넷의 세계관의 기본적인 소재는 시간의 순행과 역행이다

물질과 반물질의 개념에서 시간이라는 특성마저도 순과 역으로 확장해서 세계관을 창작하다니 다시금 생각해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창의성은 너무나 대단한 것 같다

무튼간에 테넷의 세계관은 시간의 순행과 역행에 대해서 다룬다

우리의 세계는 시간이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데에 반해 엔트로피를 감소할 수 있게 만들면 시간을 역행할 수 있다는 설정이다

더 구체적인 설정은 엔트로피를 감소를 시키는 기술로 시간을 역행하는게 아니라 ‘반물질’에 ‘엔트로피가 감소하는 성질’을 부여해서 SF적인 소재를 새롭게 창작해냈다고 볼 수 있다

아무튼 그런 설정의 SF영화인데 아무래도 시간선에대해서 다루다보니 자유의지에 대한 설정도 다루게 된다

작중 초반에 여자 박사랑 주인공이랑 꽁냥 꽁냥대면서 역행된 물건을 가지고 희희덕 거리는 장면이 있었는데 여기서 주인공이

‘아니 시간이 역행된 물체가 순행의 시간속에서 움직인다는건 모든 미래가 정해져있고 그럼 인간은 자유의지가 없다는 거시여??0o0;;’

라고 하자 여자 박사가

‘결국 우리가 움직이지 않으면 역행된 물체도 움직이지 않어예’

라고 하면서 아무튼 자유의지는 있다는 설정으로 설명을 하는 부분에서 좀 의문이 생겼다

영화 속 인물들은 순행하는 시간속과 역행하는 시간속 모두를 돌아다닌다

그런데 순행의 시점에서 역행의 시간속으로 들어간 사람의 움직임을 관찰한다 생각해보자

물론 역행의 시간선에선 그 사람이 자유의지를 가지고 움직인다고 판단이 되겠지만 그것을 순행의 시점에서 본다면 되감겨 돌아가는 행위를 보게 되는것이다

즉 현재의 순행의 시점에서는 미래의 시점에 역행으로 들어간사람의 미래시점에서 부터 현재시점까지 행동한 움직임들의 되감기를 보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순행의 시점에 있는 사람으로써는 역행의 시점에 있는 사람이 이미 이뤄진 정해진 미래의 움직임을 되감기 하는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지 않나?

아무리 순행의 시점에서 본인이 총알을 떨어뜨린걸 되감는듯 줍는 행위를 취했을때 총알이 다시 손으로 돌아온다 하더라도 미래의 시점에서 역행의 흐름으로 시공간을 되감았을때 총알을 떨어뜨리는 역행하는 시간선이 이미 존재해야 현재 시점에서 내가 총알을 주우려고 판단을 했건 안했건 총알은 내손으로 들어오게 되는거고

아무튼 미래의 움직임이 미리 정해져 있어야 역행의 물체가 순행의 시간선에서 움직일 수 있는게 아니냐 이말이다

단순히 영화속에 드러난 설정들을 가지고도 영화속 세계관의 자유의지에 대해 명확히 설명이 안되는데 뭐랄까.. 이렇게나 창의적인 각본을 쓰면서 심지어 시간선을 다루는 영화를 만들면서 최대한 인과의 아귀가 들여맞게끔 각본을 짜려고 노력을 했을텐데 그냥 이렇게 두루뭉실하게 ‘아무튼 그럼’ 이라고만 설명을 해놓은게 (무려 크리스토퍼 놀란이!!) 좀 이해가 안됬다

그래서 물론 영화는 픽션이긴 하지만 현실의 과학을 조금 더 대입해서 인간의 자유의지는 뇌속의 전기신호를 통해서 만들어지는 허상이라는 사실을

우리에겐 자유의지가 있을까?

^^^ 참조

영화의 설정에 집어넣었으면 굳이 저런 두루뭉실한 설명을 안해도 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이 들었다

뇌속의 전기신호조차도 물질인 전자의 움직임이라고 생각하면 반물질화 되서 시간을 역행하는데에 있어서도 정상적인 사고가 가능한 부분에 대해서 더 추가적인 디테일이 되진 않았을까 그런 생각도 든다

근데 놀란감독이 이정도 생각도 못했을리가 없고 개인적인 궁예질로는 관객의 대상이되는 사람들 중 종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상당수 일 것이고 단순히 자유의지를 부정하는 뉘앙스를 영화에 담았다는것 만으로 배척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그냥 대충 얼버무린건 아닐까 생각된다 ㅋㅋ

어짜피 픽션은 픽션이니 설정오류가 있으면 어떻고 현실의 사실과 좀 다르면 어떠한가 (애초에 반물질의 엔트로피가 감소한다는 설정 자체가 과학이 아님 ㅋㅋ)

작품을 본 사람으로 하여금 사고력을 키우게 해주고 과학적 사실에 대한 호기심을 키워주고 하는것에 있어서 이런 자잘한 오류들 또한 큰 역할을 하는것이기에 그저 두루뭉실하게 던진 ‘아무튼 미래!’ 라는 세계관에 오로지 문학적 서사만이 존재함에도 SF타이틀을 달고 문학적 완성도만 보고 이상 저상 쓸어모으고 팔리는 마치 진정한 돈까스가 아닌 치즈돈까스와 같은 반쪽짜리 SF보다 이런 작품이 훨씬 건강한 SF지 ㅋㅋㅋ

지금 이글을 쓰려고만 해도 하루동안 얼마나 많은 정리되지 않은 뻘생각들을 쏟아낸지 모르겠다

작품을 본 시점에서 반년이 지난 이순간에도 또 갑작스럽게 떠올라서 뇌운동을 하게만드는 ‘테넷’ 아직도 안본 사람들이 있다면 이 난해한 개 잡소리 뻘글을 보고 혹여나 ‘테넷’을 본다면 조현병이 오는건 아닌가 하는 걱정은 접어두고 꼭 한번 보길 추천한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