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로그

극주관주의 포스팅

아내? 엄마? 누가 바람피웠나? 장장 18년 고부 멸망전 (펌)

오늘은 한국 역사상 가장 치열한 고부갈등 사례 중 하나를 살펴보도록 할 것이다.

노씨와 서씨 이들은 노씨의 친정집에서 동거를 하던 어린 커플이었다.

이들은 사실혼 관계의 부부였지만, 노씨의 나이가 18살 이었기 때문에, 잠시 혼인신고와 결혼식을 미뤄두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새를 못참고 사건이 터져버린 것.

1997년, 아이가 태어나기 두달전,

남편이 자전거로 일을 나가다 교통사고로 사망해버리고 만다.

사고로 사망했으니 보험금이 나왔는데,

문제는 사실혼 관계이니 상속권이 없고, 자식이 되는 아이가 1순위가 된것.

여기서 시어머니가 ‘저 아이는 내 아들의 애가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결국 하고 싶은 말은 여자가 바람을 피웠다는 것.

친가는 교통사고사망보험금 청구 소송을 제기한다.

절대 우리 아들 자식이 아니라는 시어머니

어머 그럼 하늘에서 떨어지기라도 했다는 건가요?

친자확인을 둘러싼 고부갈등,

시어머니와 며느리, 친가와 외가, 서울대와 민간기관이 엮인 18년 간의 멸망전이 막을 올린다.

1심

서울대학교 법의학교실은 이 소송에서 시어머니측에게 친자검사 의뢰를 받는다.

문제는 할아버지는 10년전 매장해서 검사가 안되고,

아버지는 화장을 해버려서 잿가루가 됐으니 부계 친자 검사가 안되는 상황.

이에 서울대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유전자를 검사한다

바로 남편의 어머니, 그리고 남편의 세명의 남자형제들,

즉 아이에게는 삼촌들에게서 모두 유전자를 체쥐해 종합적인

친자확인을 하는 것.

결과 : 친자가 아니다.

이에 따라 1심 재판부 결과는 친가측, 그리고 시어머니의 승으로 결론난다.

1차전 : 어머니 승

항소

하지만 여기에서 다시, 이번에는 아이디진 이라는 민간 유전자 감식 기관이 참전하게 된다.

외가측에서 940만원을 주고 의뢰한 것.

아이디진은 서울대와는 다른 방법으로 접근했는데,

삼촌들과 대조하는 것이 아닌, 시어머니의 x염색체와 그 손녀의 x염색체를 대조한 것.

그 결과

아이디진 감정 결과는 서울대와 반대로 친자가 맞다고 나오면서 사건이 복잡해진다.

하지만 이러한 아이디진의 방법은 당시 한국에서 처음 시도된 것이었다.

이에 고등법원은 검증되지 않은 방법이라며 아이디진의 감정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항소를 기각한다.

2차전 : 시어머니 승리

상고심

고등법원의 기각에 아이디진은 ‘검사의 과학적 합리성이 아닌 검사방법이 처음이라고 무시하는게 말이되냐’며 반발했다.

서울대학교의 검사결과는 전제가있다.

바로 아이와 대조한 세 삼촌이 모두 할아버지의 자식이어야 된다는 것.

세명의 삼촌이 모두 양가 부모가 같지 않다면, 이들을 유전자형 26개를 조합해 대조한 결과는 아이와 다르다고 나올 수 밖에 없다.

서울대 측의 전제가 틀렸다는 말인즉슨, 시어머니의 세 삼촌은,

최소한 한명은 시어머니와 남편(아이에게는 할아버지) 사이의 자식이 아니라는 것이 된다.

여기서 이 싸움은 이제 단순한 고부갈등이나 유산문제를 넘어

‘시어머니의 자식 중 최소한 한명은 남편의 자식이 아니다’ vs ‘며느리의 자식은 남편의 자식이 아니다’

이렇게 되면서 양가의 자존심과 목숨을건 멸망전이 돼버린다.

발을 빼는 서울대.

삼촌들이 친자가 아니면 검사자체가 성립 안되는 것.

그리고 소송이 시작된지 7년 후, 대법원 결과가 나왔다.

상고심에서 파기환송이 된것.

대법원은 1심, 2심판결을 파기하고, 고등법원에 다시 돌려보낸다.

그 후로 6년,

고등법원은 ‘이 사건에 처음 시도된 방법이긴 하나, 이론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 라고 하며

결국 아이는 19살이 되어 자신이 태어난지 두달전 사망한 아버지의 친자로 판명되었다.

결론

외도 누명을 벗은 아내는 외가 전체가 그 소송에 휘말려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한다.

그녀는 소송에 휘말린 이후 신내림을 받아 무속인이 되었으나,

지금은 그마저도 접고 정신적인 문제를 겪고 있으며, 집밖으로 잘 나오지도 못하는 상태.

친가측도 상태가 안좋았다. 사망한 남편의 보험금으로 사업을 했던 둘째형은 이미 췌장암으로 사망,

당초 친자 의혹을 제기했던 시어머니도 당뇨, 암, 신부전 등으로 다리까지 잘라낸 상태라고.

결국 18년에 걸친 양가의 싸움은 양쪽 다 무너지는 결과를 낳았다고 볼 수 있다.

과연 남편이자 아들이었던 서씨가 하늘에서 이 싸움을 봤다면,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

.

.

.

ㄹㅇ 멸망전이네 ㄷㄷㄷ